Space Scripts- 공간의 문장들
A stage designer’s gaze on visually striking cinema. Exploring how space, silence, and structure shape emotion—on screen and on stage.
Oldboy – A Locked Room, A Horizontal Corridor, and a Designed Truth

〈28년 후〉 – 비평가는 찬사했지만, 나는 보지 않기로 했다

“〈28년 후〉는 왜 많은 사람들이 보지 않기로 했을까? 로튼토마토의 평점은 높지만, 관객의 실망은 명확하다. 영화를 많이 보는 디자이너의 시선으로 해석한 이 영화에 대한 거리두기 리뷰.”

 

28년후 포스터

〈28년 후〉는 대니 보일 감독이 다시 연출을 맡았다는 소식만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28일 후〉, 〈28주 후〉에 이은 20년 만의 속편. 하지만 나는 이 영화를 아직도 보지 않았다. 그리고 당분간은 볼 생각도 없다.

왜냐고?
영화를 많이 보는 디자이너로서, 나는 어떤 영화가 "평론가의 영화"인지, 아니면 "관객의 영화"인지를 대략 감으로 안다. 〈28년 후〉는 그 중에서도 평단의 사랑을 지나치게 많이 받은 영화다.


Rotten Tomatoes – 이 극단의 온도차

  • 비평가 평점: 89%

  • 관객 평점: 67%

비평가들이 ‘가장 정치적이며 감각적으로 복귀한 좀비 영화’라며 극찬을 보내는 사이, 관객 리뷰에는 다음과 같은 의견들이 줄줄이 달렸다.

  • "지루하다. 좀비가 등장하는 순간조차도 긴장감이 없다."

  • "예전의 공포는 사라지고, 메시지만 남았다."

  • "기술적으로 완벽하지만, 감정적으로는 완전히 공허하다."

그렇다.
감상은 언제나 주관이지만, 이처럼 평단과 대중이 완전히 갈리는 영화는 분명히 있다.
그리고 보통 나는, 그럴 땐 대중 쪽에 선다.



왜 나는 안 보기로 했는가?

첫째, 이야기가 나를 설득하지 않았다.
속편이기 때문에 당연히 기대했던 세계관의 확장이나 공포감의 연장이 아니라, 마치 새로운 드라마를 시작하는 것처럼 보였다.
기존 팬들에게 주는 정서적 보상도 부족하다.

둘째, 디자인으로서의 공간 감각이 무너졌다.
1편과 2편에서는 '도시가 붕괴한 공포'를 거리의 리듬과 시각적 구조로 표현해냈다.
그러나 〈28년 후〉에 대한 리뷰들을 읽어보면, 그것은 ‘전시된 무대’일 뿐 ‘경험되는 공간’이 아니다.

셋째, 좀비 영화가 아니라, 정치 스릴러처럼 느껴진다.
물론 정치적 메시지가 강한 장르 영화도 좋다.
하지만 공포는 설교에서 나오지 않는다.
〈28년 후〉는 무언가를 말하려다, 결국 감정의 통로를 닫아버린 영화처럼 보인다.




나는 이 영화를 비판하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보지 않아도 되는 이유를 설득력 있게 말하고 싶었다.
영화는 누가 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경험이 된다.
〈28년 후〉는 지금의 내 상태, 내 취향, 내가 원하는 감정선에서는 맞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이 영화를 보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그건 때로 영화와의 가장 정직한 거리두기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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