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산실 선정작, 기억과 고립의 구조를 짓다
📍 작품 정보
작품명: 저수지의 인어
극단: 달팽이주파수
작가: 송천영
연출: 이원재
무대디자인: 임민
공연기간: 2025년 2월 7일 ~ 2월 16일
장소: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선정: 2024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 공간은 정서를 설계하는 구조였다
〈저수지의 인어〉를 디자인하면서 내가 가장 먼저 붙잡은 것은 ‘저수지’라는 단어였다.
물 위에 떠 있는 외딴 구조물, 마른 뿌리, 침묵하는 수면.
이 공간적 이미지는 곧 인물의 내면, 기억, 관계의 방향성과 겹쳐졌다.
“물은 빠지고, 감정은 무대 아래 가라앉았다”
이 한 줄로 정리된 개념은
전체 무대의 구조적 방향을 결정했다.
🏚 고립된 집, 수직적 정서의 확장
무대 중심에 위치한 구조물은
겉으로는 낚시터 같은 간이 쉼터지만
사실은 인물들의 내면이 은폐된 고립된 ‘집’이다.
이 집은 단일 공간이 아닌,
기억의 층위를 수직으로 쌓아 올린 복합적 구조다.
그러나 그 수직성은 상승이 아닌,
가라앉는 감정과 확장되는 기억의 방향으로 설계되었다.
“집의 확장은 물리적 구조가 아니라,
기억이 머무는 층이다.”
🪵 마른 기둥, 뿌리 없는 삶의 상징
무대 전면에 늘어선 말라버린 나무 기둥은
잎도 가지도 없이 메말라 있다.
이 기둥들은 수면 아래의 뿌리처럼,
삶에 정착하지 못한 인물들의 내면을 은유한다.
이것은 저수지의 폐허인 동시에
정서적으로 붕괴된 인물들의 형상이다.
기억은 흔적으로만 남고,
그 위에서 말라버린 시간만이 공간을 지배한다.
🌓 닫힌 벽과 열린 상상의 긴장
무대를 감싸는 둥근 검은 벽은
현실과 상상을 가르는 경계다.
그 벽은 인물에게는 감옥이고,
관객에게는 스크린이다.
프로젝션 매핑은 그 벽 위에
인물의 환영과 감정의 파동을 그린다.
심리적 폐쇄와 상상적 확장을 동시에 안은 공간.
“닫힌 세계 안에서만 가능한 확장”이라는
이중적 긴장이 이 무대의 핵심 미장센이다.
🌊 공간은 정서의 지도다
〈저수지의 인어〉 무대는
사실적 장소를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구조, 감정의 수면, 고립의 층위를 설계하는 일이었다.
무대는 건축물이 아니라
정서를 저장하는 지도였다.
관객이 그 안에서 인물의 숨결과
자신의 기억을 함께 떠올리기를 바랐다.
물은 사라졌지만, 감정은 여전히 그 수면 아래 가라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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