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꿈해석시리즈 (융 심리학 기반)
꿈은 종종 현실보다 더 진실하다.
그날 내가 꾼 꿈도 그랬다.
나는 낯선 듯 익숙한 20층 아파트에 있었다.
구조는 이상했다. 거실에 넓은 베란다가 있고, 복도 끝에도 또 하나의 작은 베란다가 있었다.
주방에선 여자친구와 처음 보는 여자가 나란히 요리를 하고 있었다.
그 풍경이 이상하게 조용하고 무심하게 흘러갔다.
나는 거실 바닥에 눈길을 줬고, 거기엔 먹다 남은 양념치킨 뼈 한 조각이 굴러다니고 있었다.
나는 아무 생각 없이 그것을 주워, 베란다 밖으로 휙 던졌다.
그리고 그 순간,
우리 집 강아지 시루가 그것을 따라 베란다 밖으로 뛰어내렸다.
나는 그 자리에 그대로 무너졌다.
몸이 움직이지 않았고,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입에서는 절규가 쏟아졌고, 심장이 뚝 하고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나는 복도 쪽 베란다로 달려갔다.
여자친구는 처음엔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한 채 조용히 서 있었고,
나는 울부짖으며 외쳤다.
“시루야, 베란다에서 뛰어내렸어!! 시루가!!”
그제야 그녀는 눈을 부릅뜨고, 이내 오열하기 시작했다.
그 순간은 정말 꿈이라는 걸 잊을 정도로 강렬했다.
뭔가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 같았고,
그 감정은 실감 그 자체였다.
이윽고
119 구조대가 시루를 감싸 안았고,
그들 중 한 명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괜찮아요. 병원에 데려가 보세요.”
나는 시루를 안았고,
그 순간 문득 깨달았다.
이건 꿈이었구나.
하지만, 그 체온과 그 감정은 전혀 꿈같지 않았다
“꿈은 무의식이 우리에게 보내는 편지다.” – C.G. 융
출처 입력
나는 이 꿈을 통해 깨달았다.
시루는 단순한 강아지가 아니다.
그는 내 안의 본질적인 자아(Self),
가장 순수하고 다치기 쉬운 무의식의 상징이었다.
시루의 추락은 내가 지키고 싶은 것을 잃을까 봐 느끼는
불안과 두려움의 집약체였고,
그가 다시 살아 돌아오는 장면은
내가 결국 마주하고 싶었던 회복의 소망이었다.
“우리의 무의식은 때로 극적인 상징을 통해 진실을 말한다.” – C.G. 융
꿈속의 20층은 '의식의 세계'를 상징한다.
그리고 그 고곳에서 일어난 시루의 낙하는
의식에서 무의식으로의 전환,
즉 자아의 전복과 하강을 암시한다.
하지만 이 꿈은 단순한 공포가 아니라,
내면의 회복을 향한 진입을 보여준다.
시루는 절뚝이면서도 끝내 일어섰고,
나는 시루를 안고 눈물 흘렸다.
그 장면은 내 무의식이 나에게 전한 진실한 메시지였다.
고통을 마주하더라도,
끝내 우리는 다시 연결되고,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것.
당신의 시루는 어디에 있습니까?
혹시 지금 당신의 무의식 어딘가에서
절뚝이며 당신을 향해 걷고 있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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